국회는 22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비은행 지주회사의 제조업 자회사 지배를 허용하고 산업자본의 은행지주회사 주식 보유 한도를 현행 4%에서 9%로 높인 것이 핵심이다. '공성진 안'에서 금융위원회가 정부 입법으로 발의한 내용을 포함시켜 처리한 것이다.

이 법안의 통과로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 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해졌다. 또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은행법 개정안만 통과하고 금융지주회사법안은 부결되면서 반쪽짜리 금산분리만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아온 입법 불완전 상태도 해소됐다.

실질적인 금산분리 완화와 함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금융 · 제조업이 하나의 그룹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델을 국내에서도 추진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예를 들어 SK의 경우 SK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자회사로 보유한 채 지주사 전환이 가능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대한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도 이 모델 적용이 가능하다.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은 각 금융 권역별 리스크의 차이가 있는데도 증권 · 보험지주회사에 은행지주회사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에서 출발했다. 다만 증권지주회사와 보험지주회사에 각각 다른 규제를 적용한다.

고객 수탁 자산을 고유계정으로 운용하는 보험사의 경우 계약자 이익 훼손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지주회사가 직접 지배하는 경우에만 비금융 계열사 보유를 허용한다. 자회사(보험사)가 제조업 계열사를 보유하는 것은 금지한다. 반면 증권 중심의 지주회사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져 지주회사-증권사-비금융 손자회사 구도가 가능하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