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1일 하루 종일 내부 전열을 가다듬으며 미디어법 최종 협상에 대비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전날 7시간30분간 마라톤 협상을 벌인데 이어 이날 오전 최종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각자 미디어법 협상안을 다듬는다는 이유로 협상은 저녁으로 미뤄졌다.

한나라당은 두 차례의 의원총회를 거쳐 박근혜 전 대표가 제시한 미디어법 대안을 반영해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 내놓을 최종안을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오전 의총에서 2012년까지 지상파의 소유와 경영에 대기업과 신문의 참여를 유보하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고 공개했으나 오후 의총에서는 당초 미디어법 협상안보다 강화된 최종안을 확정했다.

최종안은 2012년까지 지상파 경영에 대기업.신문의 참여를 유보하되, 지분 참여비율을 지상파 10%, 종합편성채널 30%, 보도전문채널 30%로 하는 내용이다.

의총에 앞서 안상수 원내대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나경원 의원,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 등이 국회에서 모여 미디어법 최종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는 신문의 방송진입 사전규제를 제시한 박근혜 전 대표와 사실상의 조율 절차를 거치는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디어법 직권상정으로 직행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오후 2시께 의원들에게 `협상결렬시 민주당 본회의장 점거 가능성 농후'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열을 가다듬었고, 안상수 원내대표도 여야 최종담판에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직권상정 절차를 밟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의원직 총사퇴론을 놓고 격렬한 내부 토론을 벌이는 등 배수진을 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전날 제안한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소유.경영 3년 유보안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의미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하는 등 강경입장을 고수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는 100보를 양보, 진전된 안을 만들고 큰 결단을 해서 협상장에 나갔으나 한나라당은 검은 의도와 기본적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당내 강경파들이 제안한 단식과 삭발투쟁론보다 한 걸음 더 나가 의원직 사퇴론을 놓고 하루종일 격론을 벌였다.

의총에서 초.재선 의원 등 강경파 의원들은 총사퇴 카드를 활용해 국민전환을 시도하자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의원직 사퇴가 정치적 제스처에 그친다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아울러 민주당은 여야 원내대표 협상은 직권상정 수순을 밟기 위한 한나라당의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야 세력과의 공조 강화에 나서는 등 전열을 정비했다.

정세균 대표가 사흘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과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가 4박5일 간의 집단농성에 들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정은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