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18일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15일 이집트에서 열린 제15차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6자회담은 영원히 종말을 고했다"며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의 정당성을 주장한 발언을 상세히 소개했다.

18일 북한 온라인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신문은 김 상임위원장이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에서 개막된 NAM 정상회의에서 "우리에게 있어서 자주권 존중과 주권평등의 원칙이 없는 대화와 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며 "미국과 그에 추종한 다수의 참가국들이 이 원칙을 줴버림(내버림)으로써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은 영원히 종말을 고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앞서 중앙통신은 6자회담이 영원히 끝났다는 김 상임위원장의 발언 부분은 소개하지 않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우리도 모든 블록불가담(비동맹)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핵전쟁과 핵군비경쟁을 반대하고 핵전파를 반대한다"며 "그러나 우리 나라처럼 미국에 의하여 적대시당하고 핵위협을 당하다 못해 끝내는 자위적핵억제력을 보유하지 않을 수 없도록 등을 떼밀리운 나라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 지난 5월의 2차 핵실험을 강변했다.

그는 "우리의 핵무기는 결코 남을 침략하거나 위협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말 그대로의 전쟁억제력"이라면서 "조성된 사태에 대처하여 부득이하게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결정적인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블록불가담 운동이 지향하는 공정한 국제질서가 완성되지 못한 현단계, 유엔 안보리가 제구실을 못하고 미국이 핵위협을 만능의 강권도구로 휘두르는 현단계에서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고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자위적억제력을 갖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수십년간의 조미대결에서 우리가 찾은 결론"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 핵위협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라며 "조선반도는 큰 나라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우리 공화국은 핵보유국들과 핵우산을 쓴 나라들에 빈틈없이 둘러싸여 있다"고 주장하고 , '핵위협' 사례로 6.25전쟁 때 북한지역에 대한 미국의 원자탄 위협으로 이산가족이 생겨났고 남한에 미 핵무기가 실전배치돼 있다고 꼽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오늘 조선(북한)은 미국의 강권행위에 의해 나라의 평화와 안전 뿐 아니라 민족의 존엄과 국가의 자주권이 여지없이 침해당했다"며 자신들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2호' 발사에 대한 제재를 겨냥, "미국의 이러한 강권행위를 용납한다면 공화국은 합법적인 우주이용권리를 영원히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조선반도 사태와 관련한 블록불가담운동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는 당사국들 사이에 자주권 존중과 주권평등의 원칙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운동성원국들이 조선반도에 조성된 사태의 특수한 본질을 옳게 이해하고 공정하고 건설적인 입장을 취하리라는 기대를 표명한다"고 NAM회원국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