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미디어법 처리 여부를 둘러싼 `한판승부'를 준비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나라당은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미디어법 논의 종료를 선언하며 강행 처리를 위한 수순밟기에 나섰고, 민주당은 실력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양당은 전국적인 호우 피해를 감안, 본회의장 `동시 농성'에 대한 한시적 휴전(19일 오전 10시)에 나섰지만, 대격돌을 앞두고 팽팽한 심리전 공방을 펼쳤다.

호우 피해를 명분으로 양당이 한시적 휴전을 연장했지만, 이번 임시국회의 종반에 접어드는 내주 초가 미디어법 직권상정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쟁점법안의 직권상정을 위해, 민주당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단상 선점에 나서면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미디어법을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해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방위 고흥길 위원장 "각 당의 의견이 반영된 수정안이 만들어질 때 직권상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권상정을 할 준비와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각 당이 내놓은 대안을 적극 수용, 여론 독과점 해소를 위한 수정안을 만든 뒤 직권상정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통첩성' 발언인 셈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169석을 가진 거대 여당이 84석의 민주당 때문에 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민주국가이냐"며 "소수폭력에 의한 독재국가, 소수폭력이 독재하는 상황"이라고 야당측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갖고 여당의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적극 저지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삭발.단식도 거론되고 있으며,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막기 위한 단상 점거 등 전략도 이미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날치기 기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모두 동원,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영민 대변인은 "합의를 통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김 의장의 한마디면 정국이 풀린다"며 "김 의장은 직권상정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