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수행원이 열어줘..얼굴상태 최근에 비해 양호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월 함경남북도, 평안북도, 강원도, 자강도 등의 "수십개 단위"를 현지지도한 장면들을 편집한 약1시간 분량의 기록영화를 15일 오후 6시 방영했다.

방송은 지난 4월 7일엔 김위원장이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그의 현지지도 등을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 그가 재기한 것을 과시했었다.

그러나 당시 방영분은 그가 쓰러지기 직전인 8월7일 함경남도 함주돼지공장 등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활발히 걸으면서 대화할 때 양손을 크게 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준 후 한참 건너 뛰어 11월 24일 신의주 현지지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동안 활동을 못했던 것을 뒷받침했었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경제 여러부문 사업 현지에서 지도(주체 98.2)'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이번 기록영화도 그의 건강이상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에서도 두터운 외투차림의 김 위원장은 4월7일 방영된 영화에서처럼 왼팔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간혹 박수치거나 손을 마주잡을 때만 들어올리고 대부분 오른팔만으로 지시를 하거나 지시봉을 잡았으며, 두세걸음 걷는 것 외엔 와병이전처럼 활발히 걷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수행원이나 현장 관계자들에게 특유의 다변적인 자세로 비교적 힘있게 뭔가를 말하거나 웃음 띤 표정 위주로 편집됐다.

또 그의 얼굴도 와병전에 비해선 많이 상했으나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1차 회의 때나 고 김일성 주석 추모대회 때의 수척하고 병색이 완연한 얼굴보다는 한결 나아보여 그 사이에 상태가 많이 나빠진 것으로 추측된다.

2월 24일 함경북도 회령 현지지도 대목에서 그는 생모인 김정숙의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으며 특히 회령대성담배공장에서 막 생산돼 나온 담배 한갑을 그가 오른손으로 집어들어 두 손으로 이리 저리 만져 보던 중 수행원이 담뱃갑을 열어주는 장면과 곧이어 그가 담배 한개피를 피우는 모습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왼손으로는 물건을 잡거나 집을 수 없기 때문에 수행원이 담뱃갑을 열어 한 개비를 꺼내준 것으로 보인다.

또 2월6일 함경남도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김 위원장을 향해 공연자들이 두 팔을 들어 울부짖으며 환호하는 모습도 담겼으나, 현지지도 장면 대부분에선 현지 일반 주민이나 공장 직원들이 단체로 김 위원장을 맞는 모습은 없이 관계자 수명이 김 위원장을 빙 둘러 선 채 저마다 지시사항을 수첩에 받아 적는 모습이 많았고, 군인들이 뒤편과 바깥에서 경호를 서는 장면도 간혹 카메라에 잡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