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 복귀 첫날부터 여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4.29 재선거를 통해 5년여만에 국회로 복귀한 정 의원은 15일 본회의장에서 재선거 당선자를 대표해 의원선서문을 낭독했다.

선서가 끝난 뒤 정 의원은 인사말 순서에서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다시 정치의 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다가 갑자기 "용산 참사 유가족들이 흘리는 눈믈을 닦아줘야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경제살리기와 무관하고 정치적 파국을 몰고 올 언론법을 처리하지 않는 것도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과 함께 정치를 되살리고 국민의 고통을 경감시켜 드리는 일에 힘을 보태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국 최대현안인 미디어법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의원선서 순서를 빌려 밝힌 셈이다.

의원선서 과정에서 생각지 못했던 기습을 당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만해"라고 소리 지르면서 강력 반발했다.

일부 의원은 의석 앞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려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엷은 미소를 띤 채 동요하지 않고 준비했던 인사말을 끝까지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석을 향해 "조용해라. 인사말도 못듣느냐"고 맞고함을 지르면서 정 의원을 응원했다.

정 의원 측근은 "국민의 고통을 나누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는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