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리고 있는 G8 확대정상회의 기후변화포럼(MEF)에서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MEF에서 '세상을 바꾸는 7개 기술'을 선정한 것에 대해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이 중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선도국가 역할을 맡게 된 한국은 국제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11월까지 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스마트 그리드는 똑똑한(Smart) 전력망(Grid)을 일컫는 말로,전기를 만들어 파는 업체와 소비자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최적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한국과 미국이 스마트 그리드에 협력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 선도국가가 됨에 따라 한국이 미래 먹거리인 이 분야를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우리 정부의 평가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 상세 로드맵 수립을 추진 중이며 201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그 약속을 행동으로 본격화하고 있다"며 "오는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놓기 위해 '컨센서스' 도출을 진행 중이고 올해 중 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확고한 인내심을 가지고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G8 회의 무역세션 선도 발언을 통해 "이 시점에서 더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차단과 국제무역 활성화를 위한 정상 차원의 결의를 새롭게 다질 필요가 있다"며 "국제 공조를 통해 '스탠드 스틸'의 충실한 이행을 재다짐하자"고 말했다. 보호무역에 반대하는 '스탠드 스틸'을 국제적인 선언 등으로 구속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제교역 촉진을 위한 처방은 도하 라운드 협상의 조기 타결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협상 타결에 대한 정상들의 정치적 결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라퀼라(이탈리아)=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