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협상과 연계 양상..석방 전망 '예측불가'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현대아산 주재원 유모씨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지 7일로 100일이 된다.

유씨는 지난 3월30일 오전 체제비난, 북측 여성 종업원에 대한 탈북책동 등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기 시작한 이후 5일 현재까지 98일간 억류돼 있는 상태다.

북한이 그간 유씨에 대한 일체의 외부인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까닭에 유씨 가족과 정부 당국 등은 그의 건강 상태, 소재지 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억류 100일'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일 개성공단과 관련한 남북 당국간 제3차 실무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것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교착 위기에 봉착함에 따라 유씨 석방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그간 경과 = 북측은 억류한지 32일만인 지난 5월1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 대변인을 통해 유 씨가 "우리의 존엄높은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

해당 기관에서는 현재 조사를 계속 심화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북측은 이후 6월11일 제1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유씨가 "별탈없이 잘 있다"고 한데 이어 같은 달 19일 2차 실무회담에서 "잘 있다.

가족에게 이를 전해달라"면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이하 출입.체류합의서)'에 따라 유씨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만 해도 북측 개성회담 대표단이 `소관사항이 아니다'는 종전 태도에서 탈피, 유씨에 대한 남측의 우려를 일부나마 해소하는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향후 더 진전된 태도를 보일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 2일 제3차 실무회담에서는 `토지임대료 5억달러' 관련 협의만 요구할 뿐 유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등 1,2차 실무회담때 보다 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그에 앞서 지난달 25일 북측 총국이 개성공단 기업협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유씨가 "우리의 체제를 비난하고 '탈북'을 선동하는 매우 불순한 범죄를 감행했다"면서 "이런 자들에 대해서는 우리 인민이 추호도 용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유씨 문제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석방 전망은 = 체포 당시만 해도 북한의 의도가 유씨를 `대남 카드'로 삼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착오 탓인지 등이 불분명했다.

지금도 북의 의도를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억류 100일이 지나도록 조사결과를 내 놓지 않은 채 유씨를 억류함에 따라 모종의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분석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북측이 개성공단 토지임대료 5억달러.임금 300달러 인상 등 과도한 요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유씨 문제를 거론키 위해서라도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성공단과 관련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달성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유씨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사실상 유씨 문제를 개성공단 관련 협상에 연계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현재 남북간 개성공단 협상이 교착 위기를 맞았지만 언젠가 북한이 유씨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며 유씨 문제 해결과 맞교환하는 형태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 속에 정부 당국은 북한이 유씨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남북관계 전반적 상황과 개성협상 진행과정을 보아가며 추방으로 종결지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유씨의 죄가 추방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유씨를 자국 재판에 회부하려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유씨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위해 전 세계 회원들이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등 국제사회도 유씨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한미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씨 석방을 북에 촉구한데 이어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7.21~23.태국)때 유씨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우리도 이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적극 환기시키는 외교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잇달아 미사일 실험발사를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핵실험 관련 제재에 저항하고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못이겨 유씨를 석방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