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촉구 해올시 특단 조치"

북측이 통행과 신변 안전 등을 촉구한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최근 기자회견을 문제 삼아 "두번 다시 이번과 같은 불순한 '촉구'를 해올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박철수 부총국장은 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김학권)가 지난달 25일 '개성공단 기업 살리기 대책회의'를 열어 "통행과 신변 안전, 긴급 자금 지원 문제가 즉시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틀 뒤 김 회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이같이 밝혔다.

박 부총국장은 이 통지문에서 "개성공업지구사업이 오늘의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귀측 당국에 의해 산생(産生.생기어 나타남)된 것이므로 할 말들이 있으면 귀측 당국에 대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남측에 땅값과 노임을 낮게 정해주는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경영조건을 부여해준 것이 6.15 공동선언에 따르는 특혜 중의 특혜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측에 그 무슨 '철회'를 촉구한 것은 은혜도, 예의도 모르는 상식밖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박 부총국장은 또 "남측당국이 '3통' 문제를 명기한 10.4선언을 이행하였더라면 그것은 애당초 문제로도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100일 가까이 북측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에 대해서는 "우리의 체제를 비난하고 '탈북'을 선동하는 매우 불순한 범죄를 감행하였다"고 주장한 뒤 "이런 자들에 대해서는 우리 인민이 추호도 용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국장은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이 강행되고 '제재'와 대결소동으로 북남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는 속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살아남아 있는 것만도 다행스러운 일이며 그에 대해 귀측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개성공업지구기업협회가 우리에게 부당한 요구를 들고 나온 것이 무지로부터 출발한 것인지 그 누구의 사촉을 받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개성공업지구기업협회는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하며 남측 당국의 수치스러운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총국장은 "개성공업지구사업이 오늘의 지경에 처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귀측 당국에 의해 산생된 것이므로 할말들이 있으면 귀측 당국에 대고 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한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개성공업지구계약개정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기업들을 비롯한 계약당사자들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측 당국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