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강경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 사과 등 여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등원조건을 내거는가 하면 한나라당의 단독국회를 '결사저지'하겠다며 8일째 국회 중앙홀을 점거한 상태다. 상임위 활동은 전면 보이콧하고 있다. 당내엔 강경파 목소리 일색이다.

민주당 내 진보개혁파인 '다시 민주주의'와 친 정동영계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국민모임) 소속 초 · 재선의원 18명은 지난 23일부터 국회 중앙홀에서 점거 농성 중이다. 정세균 대표,이강래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가세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소속이자 강경파로 꼽히는 장세환 의원은 "단독국회 개원은 독재적 발상이며 민주당은 이런 폭거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분명히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민주당은 신문 · 대기업의 방송 진출을 골자로 한 미디어법 개정안에 대해선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문방위 회의 자체를 원천 봉쇄했다. 결국 29일로 예정됐던 문방위의 첫 전체회의는 전병헌 최문순 천정배 의원 등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출입문을 봉쇄해 열리지 못했다.

심지어는 과거 독재시절 때 재야세력과 비슷한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제2의 6 · 29가 필요할 정도의 위기상황"이라고 했고 이강래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당시 상황과 흡사하다"며 "제2의 6 · 29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독재 대 반독재의 구도 얘기까지 나온다.

민주당의 이 같은 강경 목소리 속에 당내 온건 협상파도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당내 협상파인 김성순 의원은 "되도록 빨리 상임위를 열고 국회 등원도 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다같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강경투쟁 일변도 속에 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심지연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대안제시는 없고 무조건 반대하고 강경일변도로 나가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연 일각에선 "지도부가 방향을 잘못 잡아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