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선거, 북한 미사일 발사 움직임 영향

이명박 대통령의 28일 하루 일정의 일본 방문 및 한일 정상회담은 '실무중시 외교'라는 것이 한일관계 소식통의 평가지만 이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나 회담 장소를 결정하기까지는 양국간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움직임도 이 대통령의 방일 일정과 장소 결정에 영향을 줬다.

일본측은 올해 4월께 이 대통령의 방일을 위해 한국측과 조정에 착수했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의 지난 1월 방한 이후 6개월이 지나는 6월 중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을 한국에 타진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한국측은 9월의 중의원 임기 만료 이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정권 교체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통령 방문은 올 하반기가 좋다"는 신중론이 부상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일본측은 결국 6월말 방일 일정을 달성했으며, 이는 중의원 선거의 전초전이 될 도쿄 도의회 선거 직전에 '외교 전문가 아소'라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아소 총리측의 입장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아소 총리는 당초 이 대통령을 교토(京都)로 초청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지만 북한이 여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 교도통신의 전언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긴박해졌고, 이에 아소 총리측은 부득이하게 '긴급 대응이 가능한 도쿄'로 장소 변경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측으로부터 하루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가 전달됐다.

양국 간 이런 움직임이 진행되는 동안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지난 5일 아소 총리의 의중을 앞지르듯이 한국을 방문해 이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차기 총리'로서의 순발력과 외교력을 유권자에게 심어줄 수 있었던 셈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