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어제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4년 시작됐던 한 · 일간 셔틀외교가 복원된 셈이다. 한 · 일 양국 정상이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만나 현안을 협의하자는 셔틀외교는 2005년 일본의 역사왜곡(歪曲) 파동으로 유명무실화됐다가 최근 다시 복원됐다. 지난 1월 아소 총리의 방한에 이어 이번에는 이 대통령이 하루짜리 답방을 한 것이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문제에서 5자협의의 필요성에 인식을 함께하고 부품 · 소재분야 협력,양국의 중소기업 CEO포럼 개최,한 · 일FTA 점검과 같은 경제협력 방안도 두루 협의했다. 북핵 공동 대처와 경협 강화 방침은 뒤이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거듭 확인됐다. 지금 양국간에는 북핵처럼 시급한 공동 과제도 있지만 시간을 갖고 계속 다듬어 가야 할 장기과제나 입장조율이 더 필요한 의제도 없지 않다.

따라서 당장의 회담 성과나 논의 내용을 떠나 양국 정상이 수시로,서로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상시 협력체제를 갖추고 이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사 문제와 역사인식 등 서로에게 편치않은 부분이 없지 않지만 양국은 멀어지려야 멀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특히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같은 현안과 관련해서는 동북아 지역의 평화번영을 함께 추구해나가야 할 상호 우방이다.

미래를 향한 공동발전이라는 목표 때문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서울서 아침 먹고 출발해 당일 돌아오는 하루 여정에서 8개의 행사일정을 가질 정도로 가까운 이웃이 바로 일본이다. 경제에서 협력체제는 이제 더 새로울 것도 없다. 때로는 경쟁 부문도 없지는 않지만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양국은 더욱 개방되고 자유로운 세계 무역질서를 위해 함께 노력중이다.

우리로서는 대일 무역적자가 좀체 해소기미를 보이지 않고 기술의존도도 여전히 높다는 점이 구조적인 문제다. 이는 양국이 함께 노력해 해소해야 할 숙제임이 분명하고,그 시기도 가급적 앞당겨야만 한다. 정상들이 앞서 격의없는 만남과 기탄없는 대화분위기를 조성해나가면 이를 바탕으로 통상과 산업쪽 민관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구체적인 대안들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재개된 셔틀외교가 이를 위한 재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