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가 공식 출범한 이래 가장 젊은 고위관료로 각광받았던 리광호 노동당 과학교육부장이 지난 26일 5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 전 부장이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12기)인 리광호가 불치의 병(간암)으로 26일 50살을 일기로 서거하였다"며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공동 명의로 부고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리 부장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해 이날 고인의 빈소에 화환을 보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 부장은 1997년 불과 38세의 나이에 북한의 과학기술을 책임진 국가과학원 원장의 중책을 맡았고 이미 30대 초반부터 과학원 부원장으로 활동해온 관료로, 김 위원장 체제를 대표하는 신진 관료였다.

김정일 위원장이 가장 역점을 둔 정보기술(IT)산업을 중심으로 북한의 과학기술 발전을 총괄하면서 능력을 발휘한 그는 특히 45세이던 2004년부터는 노동당 과학교육부장으로 전격 승진, 김 위원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60-70대 일색인 노동당 부장 가운데 유일하게 40대인 그는 암기식에 매몰된 종전의 낡은 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등 일련의 '교육혁명'을 과감하게 추진했다.

북한이 소학교(초등학교) 3학년부터 외국어와 컴퓨터 교육을 일반화하고, 암기보다 창의력 중시와 실용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험방식과 교육 시스템을 대폭 바꾼 것도 그가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위원장이 2001년 러시아를 방문(7.26-8.18)했을 때 국가과학원장 신분으로, 2006년 중국을 방문(1.10∼18)했을 때 당 과학교육부장 신분으로 각각 수행했고 김 위원장의 북한 내 현지지도에도 자주 동행했다.

1998년 제10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됐으며 11기에 이어 지난 3월 제12기 선거에서도 대의원 자리를 지켰다.

그는 지난 2월 24∼28일 노동당 대표단을 인솔하고 중국을 방문해 자칭린(賈慶林)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면담한 것을 끝으로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중앙통신이 리 부장의 직책과 관련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 전 부장"이라고 지칭한 점으로 미뤄 그는 중국 방문 이후 지병 치료를 위해 부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부고는 리 부장에 대해 "당과 수령의 영도를 높이 받들고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쳐 투쟁하여온 노동당의 충직한 혁명전사"라며 "그가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 앞에 세운 공적은 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고는 또 그가 "다년간 국가과학원 부원장, 원장으로 사업하면서 나라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모든 지혜와 정력을 다 바쳤으며 최근년간 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 부장의 중임을 지니고 당의 과학교육정책을 철저히 관철하며 강성대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는데 적극 이바지하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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