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서 노 전대통령 49재 5재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세워질 비석의 비명(碑銘)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쓰기로 했다.

26일 조계종에 따르면 이날 오후 조계사에서 봉행된 노 전대통령 49재에 앞서 지관스님을 예방한 노 전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는 "7월10일 49재가 끝나고 오후 1시께 현재 마련된 마을 부지에 아버님을 모시는데 그때 지관스님께서 꼭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종단의 일정을 살펴보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지관스님은 또 "대통령님의 비석을 만들고 있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비명(碑銘)을 써줬다"며 "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글씨를 한글과 한문으로 써서 보내줬다"고 밝혔다.

'아주 작은 비석' 건립위원회(위원장 유홍준)는 노 전대통령의 '작은 비석'을 봉화산 사자바위 서쪽 기슭아래에 세우기로 했다고 22일 밝힌 바 있다.

노건호씨의 이날 지관스님 예방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선진규 정토원장 등이 배석했다.

노건호씨는 면담에서 "재를 올릴 때마다 더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점차 마음이 안정돼 가는 것을 느낀다.

어머니를 대신해 감사 말씀 드리고 싶다.

모든 불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고, 지관스님은 "다 같이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자. 앞으로도 용기있게 살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날 조계사 대웅전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된 49재 행사에서도 지관스님은 법문을 통해 "노 전대통령은 죽음의 세계에 오래 계시지 말고 다시 우리 세계로 돌아오셔서 생전에 이루지 못한 일들을 해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상주가 슬픔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용기 내서 부지런히, 명랑하게 사는 것이 가신 부모에 대한 효도"라고 말했다.

이날 5재를 마무리하면서 노건호씨는 유족 대표로 "절마다 49재를 지내주시고 불자들이 함께 해주시고 눈물 흘려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며 앞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모두 성불하시기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김해시 봉화산 정토원에서도 권양숙 여사 등 유족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재가 거행됐고,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재가 열렸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