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석 주선 조찬간담회서 `근원처방' 의견수렴
李대통령 "진정성 갖고 접근"..대국민소통 `가속페달'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정책자문 교수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이념ㆍ지역ㆍ계층에 따른 분열과 반목을 해소할 '근원적 처방'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점과 해법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가감없이 이 대통령에게 제시했고, 이 대통령은 자신의 견해를 말하기보다 주로 이들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교수들 대부분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서민 정책을 더 많이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냈다.

여당과의 대화 채널을 열어놓음으로써 여당에게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라는 조언과 함께 인재 풀을 확대하고 정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들도 전달됐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 대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정책 홍보 부족과 여권과의 소통 부재 등에 대한 교수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나는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고 노력하는데 잘 안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국면전환용 깜짝 인사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자문 교수단을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최근 행보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중도실용'의 기치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이 대통령은 전날 동대문구 이문동의 재래상가를 찾아 서민들과의 대면 접촉을 재개했으며, 앞으로도 20대 청년층, 30ㆍ40대 샐러리맨, 소외 계층 등과의 만남을 통해 각계각층의 여론을 듣고 국민의 생각을 아우르는 행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종교 지도자, 언론계 및 사회단체 관계자 등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연쇄 회동 등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초 구성된 자문단은 송호근(서울대 사회학과), 김형준(명지대 정치학과), 김태기(단국대 경제학과), 장 훈(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1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날 간담회에는 아직 자문단에 합류하지 않은 강원택(숭실대 정외과) 교수를 포함해 11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학계와 정치권에서 대체로 중도우파 또는 중도개혁 성향의 학자들로 평가받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문단에 포함된 교수들은 이념적.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객관적이고 건전한 시각을 가진 학자들"이라며 "간담회에서 사회의 근원적 문제점 및 해법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들이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교수는 "소통 부재, 경직된 정부 등의 얘기가 시중에 나도는 것과 관련해 이전과는 달리 그것을 탈피하려는 모습을 대통령이 보이는 것 같다"면서 "의견 수렴 대상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조찬 회동에는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이 배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