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대회를 10만여 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해마다 이 행사를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로 치러온 북한은 2007년과 지난해에는 핵신고 및 냉각탑 폭파 등으로 북미관계가 급진전을 보임에 따라 행사 규모도 축소, 실내인 평양체육관에서 군중대회를 열었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2차 지하 핵실험, 이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등으로 북미 대립이 심화되면서 3년 만에 다시 야외에서 군중대회를 개최했다.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수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자' 등의 `구호판'과 선전화들이 내걸린 이날 군중대회에서 박병종 평양시인민위원회 1부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분별없이 반공화국 대결에 열을 올리며 조선반도 정세를 일촉즉발의 전쟁접경에로 몰아가는 것을 절대로 수수방관할 수 없다"며 대미 강경대응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는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미국의 그 어떤 제재나 도발에 대하여 예측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섬멸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며 적들의 침략의 아성을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릴 것"이라며 "미국의 반공화국 책동"에 편승한 일본과 남한에 대해서도 "단호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미국과 함께 한국과 일본도 겨냥했다.

또 "오늘의 조선반도 정세는 우리 군대와 인민으로 하여금 고도의 각성을 가지고 적대 세력들의 침략책동에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만단의 준비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전체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결사옹위"하며 김정일 위원장을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중심으로 "일심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우리는 나라에 조성된 엄중한 정세에 대처하여 자위적 핵억제력을 더욱 튼튼히 다질 것이며 미국이 조선반도에서 기어이 전쟁의 불집을 터뜨린다면 일심단결의 위력과 강력한 군력으로 침략자들을 무자비하게 격멸 소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이날 군중대회에서는 보고자와 더불어 노동계급, 농업근로자, 청년학생 대표들이 연설자로 나서 "미국은 백년숙적이며 불구대천의 원수", "미제에 대한 불타는 증오심", "반미대결전을 총결산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는 등 대미 적개심을 고취했다.

군중대회에 이어 평양시 시가지 행진도 벌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군중대회에는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일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김기남 노동당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곽범기 내각 부총리,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조선중앙TV도 군중대회 소식을 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