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단 강경 언급이 계속되면서 미국도 이제는 웬만한 북한의 위협에는 꿈쩍도 않고 있다.

특히 장거리 로켓 발사, 2차 핵실험 실시에 이어 전면전이나 정전협정 파기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에 대해 냉소적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의 반복되는 위협에 대해 일종의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날 1시간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답변은 물론 질문에서조차 북한의 `북'자도 등장하지 않은 것이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지난달 첫 외신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런 모습은 24일 미 국방부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확인됐다.

제프 모렐 대변인은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제가 전쟁을 또다시 도발한다면 제재에는 보복으로, 대결에는 전면대결로 단호히 맞서 침략자들을 영영 매장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무엇을 위해, 무엇으로?"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런 치태(sillyness)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면서 북한의 위협적 수사를 일축했다.

"그런 것에 반응을 보임으로써 그럴듯 하게 만들 생각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미국은 실제적 위협을 일축하면서도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모렐 대변인은 미사일방어망의 하와이 이동배치 지시와 관련,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정말 북한의 미사일이 하와이에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장관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끼지 않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전의 북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실패했지만, 그들은 명백히 능력을 개발하려는 의도가 있고 오랫동안 그렇게 해 왔다"면서 "우리는 책임있고 빈틈없는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옹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