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임명 후 단행될 검찰 후속 인사 규모가 200명 이상으로 예상되면서 단일 쇄신성 인사로는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피의사실 공표 등의 수사기법과 방식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검찰 수뇌부의 카드로 해석된다.

◆역대 최대 규모 쇄신성 인사

이미 사의를 표명한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김준규 대전고검장 자리 등 공석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 검사장급 이상 보직은 현재 10여개다. 사법시험 20~22기로 천 내정자보다 기수가 높거나 동기인 이들 고위 간부는 김경한 법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사의표명을 보류하긴 했으나 모두 천 내정자의 임명을 전후로 사의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민유태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사의 표명도 확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동기 기수나 후배 기수에게 밀려 주요 보직을 받지 못하는 일부 검사장 역시 사의를 표시할 가능성이 높아 공석이 되는 검사장은 14석 정도로 역대 최대였던 2003년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공석이 되는 고등검사장 자리를 사시 23~24회 검사장급 간부들이 메우고 이들의 빈 자리를 다시 사시 25~26회가 채우면서 현재 차관급인 53개 검사장급 이상 주요 간부들이 대부분 바뀔 예정이다. 현재 사시 23~24회 검사장급 간부들은 대검 중수 · 공안 · 형사부장이나 법무부 국장,지방검찰청장 등의 보직을 맡고 있음을 감안하면 검찰 주요 간부가 대부분 바뀌는 셈이다.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인 1 · 2 · 3차장직도 전원 인사 대상이다. 정병두 1차장은 지방검찰청장 등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며 사시 27회인 김희관 2차장과 최재경 3차장은 검사장 승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 18개 지검과 법무연수원 등 관련 기관의 부장검사들이 연쇄적으로 이동,전체 폭은 2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배제하고'공안'통 중용?


대검중수부에 대해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를 줄 것을 천명한 천 내정자의 인사 방향이 어떻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인규 중수부장을 포함한 중수부 수사라인은 대부분 인사조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수통'으로 상징되는 중수부 수사라인의 자연스러운 교체와 함께 법질서 확립에 초점을 둔 '공안통'을 전진배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천 내정자 역시 공안분야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올 1월 정기 인사에서 고등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했다. 또 올해 초에는 5년 전 폐지됐던 공안3과가 대검찰청에 부활돼 촛불 등 새로운 집단행동 사범이나 대테러 등을 전담하며'공안 강화'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인사청문회 준비를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김희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작년 대검 공안기획관으로 재직하며 대검 공안 3과를 부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이들 뿐 아니라 올 1월 정기 인사에서도 공안통들이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급 주요 보직에 전진배치되는 등 공안통의 약진이 두드러졌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