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산요구 나오기 전 국회 열어야"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24일 6월 임시국회 개회를 둘러싼 여야 극한대치와 관련, "국민분노가 폭발해 국회해산 요구가 나오기 전에 개회식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SBS라디오 `이승열의 SBS전망대'에 출연, "국회가 법을 어기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국민은 지쳐서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으며, 분노가 폭발직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장은 특히 "(국민이) 18대 국회는 버린자식이라고 생각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의장님이 국회 가서 야단 좀 쳐 주세요'라고 하는데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어 2-3일 전부터 색안경을 끼고 다닌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당의) 정치력 부재와 리더십 부족 때문이고 야당도 왜 그렇게 조건이 많으냐"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뒤 "4.19 때도 국회를 열고 국회 안에서 학생들의 혁명을 지지했지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이제는 `길거리 정치'를 그만두고 추모정국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장은 "국회의장도 책임이 있다.

타협안을 만들어 여야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미디어법 같은 것은 뒤로 미루고 민생.경제법안 등 급한 것부터 다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전 의장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강화론'에 언급,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며 나라가 잘 되려면 중산층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중산층에 희망과 용기를 주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좀 걱정스러운 게 너무 일방통행식이란 점"이라면서 "때로는 소신과 용기를 갖고 밀고 나가야 할 때 눈치를 보고 우물쭈물하고 약해 빠져서 아무 것도 못하는데 이명박 정부에 기대를 가졌던 사람들도 실망을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