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4일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인 키아소에서 이탈리아 세무 경찰에 의해 압수된 1340억달러(1000억유로)에 이르는 가짜 미국 국채가 북한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당 액면가가 5억달러인 249장의 미 국채와 액면가가 10억달러인 10장의 국채는 마피아가 아닌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탈리아 경찰이 밝혔다. 이 채권을 운반한 일본인 행세를 하던 2명의 남자들은 이중으로 된 가방 밑에 가짜 채권을 숨겨 스위스로 가려다 발각됐다. 그동안 이 가짜 채권의 출처에 대해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수사를 담당한 코모지역 검찰은 이 채권이 북한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으며,검거된 2명을 스위스 비밀계좌에 비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작원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가 금융회사에 거액의 가짜 채권이 유통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린 직후에 벌어진 일이며 특히 미 정보부 관계자들이 북한이 유엔의 제재를 피해 위조지폐나 거액의 위조 채권을 유럽으로 들여올 것이라고 발표하고 난 뒤 발생한 것이다. 이탈리아 세무 경찰은 미 정부의 협조를 통해 이 채권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