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특위는 18일 당안팎의 경제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재정확대 및 감세, 부동산 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패널로 초청된 김광림 제3정조위원장, 국회 기획재정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 민본 21 공동간사 김성식 의원,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급한 불을 끄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으나 국민에게 "부자를 위하고 서민을 외면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의원은 "작년 상반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상당히 가시권에 접어들었으나 1기 경제팀은 이를 무시하고 747 공약에 입각한 무리하고 거친 거시정책을 추진했다"며 "이는 시장의 신뢰상실과 개각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감세의 내용, 폭, 타이밍이 옳지 않았고, `부자 감세'라는 공격의 빌미를 줬다"며 "특히 확장정책을 쓰는 상황에서 감세는 재정에 큰 부담을 주는 실책이 됐고, 요즘 정부가 증세노력을 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보면 전면적 감세가 시기적으로 적합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적어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초반 10개월은 경제철학적으로 중도실용에서 벗어나 신자유주의와 관치주의의 나쁜 점만 결합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조화, 교육.보육.비정규직.주거.복지 등 5대 민생과제 대책 마련, 사회적.인적자본 내실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강석훈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열심히 일하지만 국민은 잘 몰라준다"며 "옛날에는 국민이 밥을 먹여주는 소주와 같은 정부를 원했지만 이제 국민은 향기와 맛도 있고, 행복과 감동을 주는 와인같은 정부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금융위기를 맞아 MB노믹스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있었는지, 감세 속도와 폭에 대해 대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더구나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증세가 얘기되는 상황을 경제학자들은 당황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자생력 회복, 공공부문.공적연금.노사관계 개혁 등에서 이뤄진 조치가 없고 근본적 개혁에 소홀했다"고 지적한 뒤 "사회적 약자, 복지시스템에 대한 고려없이 성장과 효율만 강조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명제"라고 주장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도 "감세 정책이 내용과 타이밍에서 부적절했다"고 강조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실물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고 주식시장과 일부 지역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정책으로 비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금융 고금리 문제에 대해 `시장에 고리대 수요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의원의 말씀은 우리가 서민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화성에서나 온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고 말했다.

김광림 제3정조위원장은 "과거 정권 초기에는 청와대 사람들이 전부 홈런을 치려고 해 팀타율을 2할에서 10할대로 끌어올리는 개혁정책이 쏟아진다"며 "하지만 7회말로 가면 1할대로 내려가게 되고, 단타, 안타위주의 정책이 나오게 된다"고 소개한 뒤 "이명박 정부도 시작 때보다 팀타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