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전문가 간담회서..방미일정 마무리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 포기 결심을 이끄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긴요하다.

그 기초는 한미동맹과 공고한 한.미.일 공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블레어하우스(백악관 영빈관)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한반도 전문가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노력도 중요하겠으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북한을 뺀 6자회담 참가국) 5개 나라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대선 전후에 한미 FTA에 대해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으나 어제 정상회담 과정에서 FTA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무역뿐 아니라 외교.안보 동맹 등 전략적 측면에서도 한미FTA가 반드시 체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계 경제대국으로서 미국이 자동차산업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미국 산업 전체의 이익을 추구할 길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측 참석자들도 한미 FTA가 경제ㆍ통상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미간 전략적 동맹이라는 안보 관점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김 부대변인은 전했다.

미측 참석자들은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사회를 맡은 존 햄리 전 국방부 부장관은 "지금처럼 한미관계가 좋을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더욱 공고하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임할 수 있도록 주변 국가들이 긴밀한 조율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북한문제는 권력승계 등 내부 상황과 맞물리면서 예측하기 힘든 어려운 국면으로 진입한 만큼 한미 정책당국간 더 세밀하고 섬세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 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 보좌관, 칼라 힐스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등 과거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을 좌지우지했던 거물급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햄리 전 부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불러도 이처럼 다 모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특히 80대의 고령인 브레진스키 전 안보보좌관과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나서서 토론을 주도했고, 올해 89세인 슐츠 전 국무장관도 캘리포니아에서 장거리 이동해 참석할 만큼 열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간담회를 마지막으로 2박3일간의 방미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특별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워싱턴연합뉴스) 추승호 이승관 기자 chu@yna.co.kr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