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한 · 미관계를 한차원 격상시키는 내용의 '한 · 미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을 제시했다. 핵우산 등 확장억지력(Extended Deterrence) 명문화,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진전을 위한 협력,북핵 폐기 공조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4월 이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를 심화,발전시키고 한층 구체화한 것이다.

韓ㆍ美, 전략동맹ㆍFTAㆍ북핵폐기 '미래비전' 제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내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분야는 물론 경제 · 무역 · 투자 · 녹색성장,우주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비롯한 미래 · 첨단 과학기술 등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공동비전은 △북핵 및 핵프로그램,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폐기와 한반도의 평화 구축 · 평화 통일 등 미래건설 협력 △확장억지를 포함한 공고한 대한(對韓) 방위공약 강조 및 한국 주도,미국 지원형 안보협력 관계로 발전 △아 · 태지역 민주주의 · 인권 증진 등을 담고 있다. 평화유지 · 테러리즘 · 대량파괴무기(WMD) 확산 · 해적 ·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도 명시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한의 2차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 등과 같은 도발적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반드시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북한이 분명히 인식하도록 관련국과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 등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 1874호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 · 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석 5개국이 협력해 북한핵을 폐기시키기 위해 보다 단합되고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 측은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지' 등 모든 수단을 통해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을 이행해 나갈 것을 확약했다. '확장억지'는 동맹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자국과 똑같은 차원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협을 제거한다는 종합적 방위동맹 개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워싱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