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국방.재무장관, USTR대표 연쇄접견

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후(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각료들을 잇따라 접견하고 분야별 양국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접견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의 `최종 사전조율'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 대통령은 북핵공조 및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조기 비준 등에 대해 미국측 고위 인사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 정상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

이날 오전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통해 워싱턴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 도착, 여장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예방을 받는 것으로 공식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FTA에 언급, "경제적으로 양국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 내에서의 역할 등 전략적 측면에서도 적지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비준을 당부했고, 커크 대표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약속한 것은 흔들림없이 지켜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한미 FTA의 진전은 이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이 대통령을 접견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전하고 협조를 다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한미 FTA가 경제적으로, 전략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의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글로벌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공조방안을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접견에서 "최근 경제상황이 회복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있다"면서 "그러나 너무 빨리 낙관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최근 일각의 `경제회복론'에 신중한 입장를 내놨으며, 가이트너 장관도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경제의 회복이 이뤄졌는 지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날 미 각료들과의 잇단 접견에서는 무엇보다 최근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방안이 핵심 논의 주제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보상받고 다시 대화를 되풀이하는 과거 방식은 더이상 통용될 수 없으며,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원칙에 입각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국이 공동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말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른바 `5자 회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클린턴 국무장관도 접견에서 북핵 문제에 언급, "북한에 대해 `잘못된 행동에는 응분의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최근 단호한 대북대응 기조에 공감을 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핵심 각료들과의 잇단 접견을 통해 양국간 현안에 대해 호흡을 맞췄다"면서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접견시간이 예정보다 15분 길게 진행되는 등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추승호 이승관 기자 chu@yna.co.kr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