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유엔 제재결의 규탄 10만명 군중대회

북한 인민무력부 부부장인 박재경 대장은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1호와 관련,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우리를 반대하는 이른바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이어 제재 결의를 채택한 이상 우리 인민군대는 그것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그에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장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10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규탄 평양시 군중대회에서 "우리 손에 쥔 핵무기는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방어수단인 동시에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자들에게는 무자비한 징벌을 안기는 공격수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반대해 대규모 군중대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가 이뤄졌을 때에는 평양을 비롯해 각지에서 대규모 환영대회를 가지면서 축하연설에 유엔 결의를 비난하는 내용을 포함시켰고,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서도 "성공적 발사"를 축하하는 대규모 군중대회를 가졌을 뿐이다.

박 대장은 특히 "정전협정이 법적 견지에서 구속력을 잃고 협정조인 당사자인 미 제국주와 전쟁상태에 들어간 정세 하에서 만약 놈들이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온다면 지체없이 선제타격의 권리를 행사하여 미국의 급소를 일격할 것이며 지구상 그 어디에 있는 미제침략군도 다 찾아내어 씨도 없이 소멸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미제가 이른바 유엔의 제재 결의에 따라 동해상에서 우리 공화국의 주권이 행사되는 그 어떤 선박이나 대상에 대한 단속, 검문, 검색, 봉쇄를 시도하는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타격으로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것을 엄숙히 경고한다"며 남한과 일본에 대해서도 "분별없이 날뛰다가는 우리 혁명무장력의 단호한 징벌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수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를 절대로 내리지 말아야 하며 미제와 한번은 반드시 싸워 단연 결판을 내야 합니다"라고 '지시'했다면서 "세계는 이제 곧 우리 군대가 유엔 안보리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공화국의 자주권과 존엄을 어떻게 지켜내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우리는 미국과의 전면대결이 시작된 현 단계에서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하여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의 전량을 무기화하며 우라늄 농축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고 지난 13일자 북한 외무성 성명 내용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안보리 제재 결의가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허물어보려는 미 제국주의자들의 추악한 압박공세의 산물"이라며 제재 결의를 "단호히 규탄하고 전면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반공화국 제재결의를 조작한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는 하늘에 닿고 있다"며 "적대세력들이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강경한 입장을 이른바 벼랑 끝 전술로 오판하고 제재와 압살 책동에 계속 악랄하게 매달린다면 더 큰 낭패와 참패를 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사회과학원 박길남 실장은 "우리 과학자들은 이번 외무성 성명에 지적된대로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하며 우라늄 농축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것을 과학기술적으로 확고히 담보함으로써 나라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겠다"고 결의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