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미국의 영화산업 중심지인 할리우드로 초청하면 북핵 문제가 풀릴까.

미국이 골치아픈 북핵 문제를 해소하려면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피터 칼슨 전 WP 기자는 '환영,친애하는 지도자'라는 칼럼에서 냉전시대인 1950년대 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니키타 후루시초프 전 소련 공산당서기장을 미국에 초청한 파격적 외교전략을 벤치마킹하자고 주장했다.

아이젠하워는 1959년 서독 서베를린 문제를 놓고 서로 대립하던 후루시초프를 초청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할리우드,아이오와 농장 등 10여일 동안 미국을 둘러보게 하고 록펠러,마릴린 먼로 등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들과 만나도록 주선했다. 귀국한 후루시초프는 아이젠하워를 영리한 정치가라면서 미국과 소련에다 영국과 프랑스가 참가하는 서베를린 협상 4자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러시아군 120만명을 감축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칼슨 전 기자는 김 위원장의 경우 미국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을 십분 감안해 할리우드로 데려가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과 면담시켜주자고 했다.

또 기념물을 좋아하는 그를 미국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으로 데려가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권력승계에 나선 김 위원장을 역시 권력승계 경험이 있는 미국의 부시 가문,케네디 가문,록펠러 가문,포드 가문 등과 만나볼 수 있도록 주선하자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