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초강경'카드를 꺼냈다. 내용은 우라늄농축 작업 착수와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봉쇄 시 군사적 대응 등 3가지다. 이 중 우라늄 농축 기술은 핵무기 제조기술의 핵심으로,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우라늄 농축기술 확보?

한국형 표준 원자로와 같은 경수로에서는 핵연료로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한다. 우라늄235의 함유율을 3~5% 정도로 맞춘 것이다. 하지만 농축률을 90% 이상 수준까지 높이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HEU)이 된다.

북한은 이날 우라늄 농축 작업 착수를 선언하면서 "자체 경수로 건설이 결정된 데 따라 핵연료 보장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 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이 제기해 온 핵무기 개발용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운영사실을 부인해오다 이를 시인하는 한편 어느 정도 기술도 확보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심 분리기라는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990년 후반부터 가스 원심 분리기술에 기초한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도해 왔으며 그동안 파키스탄과 일본 등에서 관련 장비를 비밀리에 도입해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설도 마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이번 우라늄 농축 선언은 새로운 핵무기 기술 보유를 선언한 것"이라며 "북한이 우라늄 농축기술을 가지게 되면 매년 수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항구적 기반을 갖추는 셈"이라고 말했다.

◆폐연료봉 재처리도 변수

핵무기 원료는 저농축 우라늄으로 원자력 발전을 한 후 그 부산물로 생기는 플루토늄을 재처리해 얻을 수도 있다. 북한은 이날 "앞으로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영변의 5㎿급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은 총 8000개. 전문가들은 이를 모두 재처리할 경우 플루토늄을 8㎏ 정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약 4~8㎏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폐연료봉 처리를 통해 1~2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다양한 경로로 플루토늄을 확보해 현재 40㎏ 정도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6~1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클린턴 국무 "북한 도발행위 심히 유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북한이 안보리의 대북결의안 채택에 맞서 우라늄 농축작업과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 등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도발적 행위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캐나다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계속적 도발행위가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그들은 모든 이들로부터 지금 비난을 받고 있고 더 고립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유엔 제재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핵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박수진/장성호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