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12일(현지시간)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행위를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이날 낮 12시 유엔본부 2층 안보리 회의장에서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개회 10분도 안돼 결의 채택 여부에 각국 대사는 일제히 손을 들어 찬성했고, 의장국인 터키의 바키 일킨 대사는 만장일치로 결의가 채택됐음을 선언했다.

지난달 25일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5개 이사국과 한국, 일본 등 주요국이 결의안 마련과 채택을 위한 안보리 전체회의까지 3주 가까이 시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전광석화 같은 채택 절차였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제재 결의를 채택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을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에 일치된 의견임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중국 등 일부 국가들도 북한 핵실험이 초래할 지역 안정의 위협이나 핵 확산 우려에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결의 채택 이후 각국 대표들은 자신들의 입장발표를 통해서도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임을 일제히 지적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등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로즈메리 디칼로 미국 차석대사는 "이 결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북한의 행위가 국제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고 국제사회가 이에 대응키로 한 것"것이며 북한이 무조건 평화적인 대화 과정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다카스 유키오 대사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는 전적으로 용납될 수 없고 안보리의 강력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며 제재 조치로 북한이 행동을 바꾸고 결의의 의무에 따를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런 조치들이 무고한 북한 주민들에게 해를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북한이 6자회담에 즉각 무조건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다소 신중한 모습인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고 대화 복귀를 강조했다.

중국의 장예수이(張業遂) 대사는 북한의 핵실험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쳤고 이번 결의는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를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각국의 신중한 조치를 함께 촉구했다.

장예수이 대사는 이번 결의가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함으로써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한뒤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고 각국도 충분한 근거를 갖고 신중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도 "결의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에 만족한다"면서 핵 미사일을 만들려는 북한의 시도는 안보를 강화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에서 긴장만 고조시킨다"고 지적하고 "이번 결의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회원국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박인국 유엔 대사도 회의에 참석해 "이번 결의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라며 북한이 이 결의를 전적으로 따르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를 유념할 것을 촉구했다.

박 대사는 북한은 한반도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행동을 그만두라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당장 모두 포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안보리 회의에는 2006년 1718호 채택 때와는 달리 북한측 대표가 참여하지 않아 북측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날 안보리 전체회의는 당초 오전 10시로 잡혔었으나 두차례에 걸처 1시간씩 미뤄져 낮 12시에 개최됐다.

이유는 리비아가 본국과의 협의 절차를 마치지 않았다면 개최 시간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