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34년 1600개의 돌탑 세우고/또다시 미래를 향해/가슴 벅찬 언덕을 오릅니다(김후란 시인의 헌시 '새벽을 여는 사람')"

한국 조찬 모임의 원조인 인간개발연구원 목요조찬회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1600번째로 뜻깊은 자리였다.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는 △경제계에서 이원기 원풍물산 회장,이원흥 미즈메디병원장,좌상봉 롯데호텔 사장 등이 △정 · 관계에서 조순 전 경제부총리,김호진 전 노동부 장관,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김흥식 장성군수,김수곤 최저임금위원회 전 위원장 등이 △사회 · 문화계에서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박근 한미우호협회 명예회장,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HiCEO(한국경제신문이 만드는 프리미엄 온라인 교육 서비스)' 제작진이 만든 1600회 기념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 이날 모임은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의 '베사메무초' 등 퓨전 국악 연주와 탭댄스 공연 등 흥겨운 문화행사를 곁들여 성대하게 치러졌다. 정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은 "1975년 2월5일 목요일 새벽 첫 모임을 가진 이래 오늘이 1600회째다"며 "전 세계가 경제위기 상황이지만 이 같은 조찬 공부 모임이 전국적으로 생겨난다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환영사에서 "한경이 공동 주최사로서 새로운 기록을 함께 세워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도 축사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잘 구현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기업인을 위한 든든한 길잡이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사회의 분열된 힘을 어떻게 합쳐서 새로운 미래 지향점을 만드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밝혔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 의장은 "내달 제헌절을 시점으로 헌법 개정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국정의 모든 것을 대통령이 책임지게 돼 있는 지금의 정치 시스템을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퇴임 후 전직 대통령이 불행해지는 역사를 결코 끝낼 수 없다"며 "이런 부작용이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온 지금이야말로 개헌을 통해 국가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정치 발전을 위해서 국회의원이 공천,정당,지역구 활동으로부터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기현/민지혜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