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이 4일 한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서해 최북단 도서지역 주민들은 비교적 차분한 하루를 보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은 이날 오후 2시47분께 연평도 서쪽 7.5마일 근해 NLL을 0.9마일(1.6km) 가량 침범했다가 해군 고속정의 경고통신에 따라 51분 만인 오후 3시38분께 북상했다.

합참은 이 경비정이 중국 어선을 쫓아 NLL 이남으로 내려왔다가 어선이 북상하자 따라 올라간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시각 연평도 근해에서는 꽃게잡이 어선을 포함한 어선 20여 척이 평소와 다름 없이 조업을 했다.

연평도 근해에서 꽃게잡이를 한 김모(35) 선장은 "조업 도중 무선을 통해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사실을 알았지만 동요없이 조업을 계속했다"라며 "작년에 비해 꽃게 어획량이 줄어 어민 입장에서는 조업 통제가 가장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백령도에 사는 김모(67.여.남부리) 씨도 "오늘 오후 육지에 사는 친척들이 `무섭지 않냐'고 물어왔지만 이곳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특별히 무섭지 않다"면서 "주민이 불안에 떤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알아서 잘 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해 NLL 주변에서 90여척이 선단을 꾸려 조업하던 중국어선이 3일 밤 사이 대부분 철수하고 4일 오후 연평도 근해 3척을 비롯, 20여척만이 남아 어로활동을 하고 있어 중국 어선이 자취를 감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이후 연평도와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접적해역에서 국지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해양경찰도 어선에 대한 어로보호 활동을 더욱 강화했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