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4일 국내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지역구(포항)의 투자유치 및 '한국 내 일본인촌, 포항 구룡포에 살았다'라는 책의 일본어판 출판기념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이 전 부의장은 이날 낮 뉴오타니호텔 내 행사장에서 연합뉴스 특파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늘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다양한 쇄신요구가 나온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데는 관심이 없다"며 "이런 일(투자 유치 등 경제 문제와 외교)만 할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부의장은 '정치 2선 후퇴' 입장 표명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그 얘기는 안 할 것이다"라며 "떠난다는 것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나는 물론 정치인이지만, 자꾸 오해가 생겨서, 정말 죽겠다"라고 자신에 대한 일각의 비판론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제 정치보다 외교, 경제에 전념할 것이다"라며 "이것도 국회의원이 할 일이다.

내가 할 일이 많다.

내가 경제 분야에서 30년이나 일하지 않았느냐"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 유치와 관련, "이제 시작이다.

자꾸 해야 한다.

대기업은 해외 진출을 쉽게 생각하지만, 부품업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나가는 것은 어렵다"며 "한국이 인건비가 낮아서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치가 상당히 어렵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를 해야 한다.

여러모로 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우선 일본 기업을 유치하고, 다른 나라로 확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출판기념회 축사를 통해 "한일 간 역사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많은 변화와 발전을 해 왔다"며 "20세기 초 한반도 역사는 우리 역사에서 묻어두고 싶은 어두운 역사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45년 이후 한반도에서 일본인의 삶의 흔적은 대부분 지워졌으나 구룡포에는 일본인들이 살던 주택과 기념비 등이 남아있다"고 '한국 내 일본인촌, 구룡포에 살았다'는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나서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앞으로도 한일 간 우호협력의 불씨를 살려나갈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어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100여년전 일본 어부들의 구룡포 진출부터 패전과 함께 일본으로 돌아갈 때까지 포항 구룡포를 무대로 이뤄졌던 어업과 역사, 문화 등의 생활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았다.

이날 기념회에는 박승호 포항시장과 일본에서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장훈씨,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의 정진 단장 등 국내외에서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특히 모리 요시로(森喜朗),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기념회 중간에 모습을 드러내 이 전 부의장 및 내빈들에게 축하 인사를 해서 눈길을 끌었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에서 "나의 지역구인 야마구치(山口) 사람들도 포항에 살고 오갔다.

그런 인연이 있어서 이 자리를 찾았다"며 "한국과 일본은 자유와 민주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만큼 힘을 합쳐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박3일 일정으로 3일 밤 일본을 방문한 이 전 부의장은 4일 오전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기타 쓰네오(喜多恒雄) 사장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성과 회동,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