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이 2일 자유무역협정(FTA) 핵심분야 중 하나인 투자협정에 서명함에 따라 4년 7개월에 걸쳐 진행된 한 · 아세안 FTA 협상이 사실상 완결됐다.

한 · 아세안 FTA는 상품무역협정 서비스협정 투자협정 등으로 이뤄져 있다. 2004년 11월 FTA 협상이 시작된 이후 상품무역협정(2007년 6월)과 서비스협정(2009년 5월)이 발효됐고 이번에 투자협정까지 서명돼 본격적인 발효 절차를 밟게 됐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EU(유럽연합)가 집행위원회에 협상 권한을 부여한 것과 달리 아세안 사무국엔 협상권이 없다"며 "10개 나라와 분야별로 개별적인 협상을 하다 보니 5년 가까운 시일이 소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명된 투자협정은 양측의 투자와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골자는 △투자 및 투자자에 대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충분한 보호장치 마련 △투자에 대한 투명성 제고 등이다.

특히 지난달 발효된 서비스협정에 아세안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투자자에 대해 국가 간 분쟁해결 규정만 마련된 것과 달리 이번 투자협정엔 투자자가 직접 해당 국가와 분쟁해결절차(ISD)를 진행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됐다.

다만 투자에 대한 내국민대우 및 최혜국대우,그리고 고위경영진 및 이사회에 대한 국적 및 거주요건 제한 등은 협정 발효 뒤 5년 이내에 합의키로 했다. 투자협정은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들이 국내 절차를 거쳐 연내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고 통상교섭본부는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