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된 경찰의 현장검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일 행적이 거의 확인됐다.

현장검증 결과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전 5시35분께 인터폰으로 사저 상황실에 `산책나갈게요'라며 연락했고, 이모 경호관은 3분 뒤 사저 앞에서 기다렸다.

노 전 대통령은 5시47분께 사저를 출발해 마을 뒷산인 봉화산으로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오전 5시21분부터 5시44분 사이 사저내 1층 거실에 있는 컴퓨터에 문서파일 형태로 유서를 작성해 저장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의 뒤쪽에 2~3m 떨어져 수행했다.

노 전 대통령은 등산로 입구에서 주민 박모씨를 만나 마늘 작황에 관한 얘기를 나눈 뒤 산으로 향했다.

봉화산 7부 능선인 부엉이 바위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6시10분께.
노 전 대통령은 이 곳에서 부엉이바위의 유래와 담배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눈 뒤 6시14분께 `정토원에 가 선법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오라'고 이 경호관을 심부름 보냈다.

경호관이 정토원에 갔다가 3분만에 돌아왔을 때 부엉이바위에는 노 전 대통령이 없었다.

이후 경호관은 부엉이바위 뒤쪽 등산로와 관음상이 있는 봉화산 정상, 사자바위, 정토원 등을 찾아 헤매고 다녔지만 노 전 대통령을 찾지 못하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산 아래로 내려왔다.

경호관은 부엉이바위 입구에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오면서 불현듯 "바위 아래로 추락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고 현장 검증에서 전했다.

이어 하산하던 도중 부엉이바위 아래에 물체같은 것이 보여 가까이 가 보니 노 전 대통령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이 경호관은 말했다.

발견 시각은 6시51분께였다.

이 경호관은 즉시 휴대전화로 경호동에 있는 신모 경호관에게 연락, "차를 빨리 대기시켜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경호관은 쓰러진 노 전 대통령을 어깨에 들쳐업고 산 아래로 내려와 2차례 인공호흡을 실시한 뒤 6시59분께 노 전 대통령을 경호차량 뒷좌석에 태워 김해 세영병원으로 향했다.

이 같은 행적을 이 경호관은 이날 현장검증에서 그대로 재연했으며, 경찰의 질문에 당시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김한수 강력계장은 "오늘 현장 검증에서 경호관이 일부 기억 안난다고 말한 부분을 제외하면 서거 경위의 전반적인 조사와 일치했다"며 "기억이 안난다고 한 부분은 이 경호관이 다른 경호관과 통화한 내용 일부로 전체 조사 결과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해연합뉴스) 김영만 황봉규 기자 ymkim@yna.co.kr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