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신중행보속 이재오계.親李직계 부상

한나라당이 1일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 개편을 계기로 향후 당내 역학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 지 주목된다.

지난달 21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계가 세 결집을 통해 친이계 강경파인 안상수 원내대표가 선출된 데 이어 원내지도부와 당직개편에서 친이계가 전면 부상하고 있는 것.
새 사무총장에는 이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 대변인을 지냈던 3선의 장광근 의원이,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핵심 측근인 재선의 진수희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당의 조직과 인사, 재정을 총괄하고 청와대와 긴밀히 조율하는 현장 사령관과 당의 `브레인'을 모두 친이계가 접수한 셈이다.

원내지도부도 친이계가 실질적으로 장악한 상황이다.

원내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대표에는 부산출신으로 재선인 김정훈 의원이 선임됐으며, 원내 대변인에는 범 친이계로 분류되는 초선의 신성범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당내 역학구도는 친이-친박 양 계파가 대립하는 와중에 이상득 전 부의장이 이끄는 `신주류'가 당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 이후 `이재오계'가 결집하고, 정두언 의원 이 정치적 보폭을 넓히면서 `3분 지계'의 균형을 이뤘다.

이 같은 균형은 4.29 재보선 참패 이후 이 전 부의장을 위시한 신주류측이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했다가 박근혜 전 대표의 거부로 무산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에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가 물밑 지원했던 `황우여-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가 친이계의 외면 속에 `친박표'로 귀결되면서 `주류 책임론'으로 확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상황은 친박계가 당내 비주류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침묵의 심연으로 빠져들게 했다는 관측이다.

이 전 부의장도 재보선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이 낙선한 데다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특정후보를 배후 지원했다는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최근 입지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당 쇄신 물결 속에 당내 소장그룹이 `선(先) 당쇄신, 후(後) 청와대.내각 쇄신'을 내세우며 박희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직까지 박 대표측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당 쇄신 작업을 놓고 신주류측과 `이재오계.친이 직계' 사이에 또 한차례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재오계와 친이 직계들은 당의 전면 쇄신에 공감대를 갖고 있으며,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 당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교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2년차를 맞아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미디어 입법'을 놓고 여야간 격론이 예상되는 6월 임시국회에서 힘있는 여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친이계 주류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의장은 당 안팎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잠시 주춤하고 있을 뿐 막강한 영향력은 여전하고, 더욱이 향후 친이와 친박 간 알력을 조정할 적임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대상임이 틀림없다.

친박계도 `지금은 침묵 속에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상황변화시 언제든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결속력과 저력을 갖고 있어 향후 당내 역학관계는 소용돌이 속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당직개편을 통해 친이-친박 계파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친이계 내부에서도 분화의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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