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만찬공연 '감성외교
1일 개막된 한 · 아세안(ASEAN · 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의 주제는 각국 간 '협력관계(partnership) 확대'와 '우의(friendship) 증진' 두 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은 실질적인 경제협력뿐 아니라 각국 정상들과의 신뢰 관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종의 감성외교다. 정부 관계자들은 그런 차원에서 준비한 '한식(韓食)'과 '만찬공연'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식 알리기에 노력

개막 첫날 만찬은 궁중요리식 한식 정찬으로 마련됐다. 한식 세계화 추진단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옥 여사가 직접 메뉴를 엄선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제주산 특산물인 전복과 은대구, 소갈비 등을 중심으로 궁중 떡볶이와 파프리카가 올라갔고 기본 찬으로 백련초,물김치,오이나물, 삼색전 등이 준비됐다.

2일 오찬도 한식으로 마련된다. 통상 정상회의에서 오찬과 만찬 중 한 차례만 주최국 전통 음식이 제공되는 관례를 깬 것이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오찬에서는 아세안 10개국 고유의 취향을 살리면서도 한국에 전통음식을 홍보하는 조화와 화합의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2일 오찬장을 제주 바다를 굽어보는 자리로 마련하고 직접 숯불 화덕에서 꼬치를 구워 정상들 접시에 올려줄 계획으로 알려졌다.

◆만찬 공연도 인상적 평가

31일과 1일 연이어 펼쳐진 만찬 공연도 각국 정상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31일 만찬에서는 한 · 아세안 11개국 52종 79개 전통악기를 80여명의 각국 연주가들이 동시 연주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져 찬사를 받았다.

정상들 사이에서 공연 후 '대단하다(wonderful)' '인상적이다(impressive)'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는 것. 박광무 문화관광부 문화예술국장은 "도저히 화합하기 힘들 것 같은 그많은 각국 전통 악기들에서 화음이 만들어져 나오자 참석했던 각국 정상과 대사들 사이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1일 만찬장에선 아세안 각국 정상의 캐리커처를 목탄으로 그리는 드로잉 쇼를 준비했다. 특별공연으로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발매한 음반에 수록된 곡을 인도네시아 가수인 수루티 레스파티가 노래했다. 감성외교의 하이라이트인 셈이다.

◆내조 외교도 눈길

김윤옥 여사도 행사 기간 동안 '내조 외교'에 주력했다. 김 여사는 1일 국내 유학 중인 아세안 10개국 유학생 및 한국 학생들과 함께 제주 올레를 걸으며 환담했다.

올레는 마을길에서 집 마당에 이르는 골목길을 이르는 제주방언.김 여사는 학생들에게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우리는 좋은 인연"이라며 "우리 한국을 잘 알려달라.제주도가 하와이보다 좋다"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또 "언제 한번 만나면 한국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면서 "내가 잘 하는 된장찌개와 닭강정을 만들어 주겠다. 닭강정은 특허를 받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서귀포=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