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를 준비 중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최종 기착지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4월의 장거리 로켓 발사지(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로 이동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것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장거리 로켓 3기를 제작해 이미 1기를 발사했고 1기는 동창리로 옮겨 발사를 준비 중이며 나머지 1기는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보기관은 북한의 이 같은 강경 패턴을 놓고 대략 세 가지로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발사시간 앞당기기 위한 조치

의도한 시점에 ICBM을 발사,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북한이 이동 경로가 짧은 동창리를 2차 발사장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창리는 평양 인근 산음동 병기연구소와 지척이다. ICBM 발사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기술을 제공할 영변 핵단지와도 70㎞ 거리에 불과하다.

반면 기존 미사일 발사 기지인 무수단리의 경우 이동 거리만 4~5배나 더 걸린다. 아무리 발사를 서둘러도 30~40일이 걸린다. 북한이 한 · 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16일을 전후해 ICBM을 발사하려면 거리가 가깝고 발사 과정이 자동화된 신형 미사일 기지인 동창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부 소식통은 "동창리 시설이 아직 완성된 건 아니지만 1~2주 후엔 발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종 목표는 핵탄두 미사일 개발

북한 군의 최종 목표가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창리에서 ICBM을 쏜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먼저 북한은 핵탄두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핵제조 설비와 시설이 미사일 발사장과 가까워야 유리하다. 미국과 일본 등의 첩보 위성에 포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창리를 ICBM 발사 기지로 선택했다는 점은 종국적으로 상대국의 견제를 최대한 피하면서 신속하게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선제 타격 우려

첨단 무기 체계와 정보력을 갖춘 미군의 선제 공격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동창리는 평양 및 핵시설 단지들과 가까워 방어막이 무수단리보다 2~3배 이상 두텁다. 첨단 방공부대와 지상군 3~4개 사단이 버티고 있는 데다 평양 인근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장거리 로켓을 제작할 때는 3기를 한 조로 제작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2기 외에 추가로 로켓을 제작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 "나머지 1기가 산음동 병기연구소에 추가 보관되어 있다는 주장은 아직은 추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태철/장성호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