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이 '위기'로 불릴 만큼 고조된 상황에서 이를 '위기로 느끼지 않는' 국민 정서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남북의 대치나 웬만한 충돌을 마치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이 같은 '안보불감증'은 수십년간 고착된 남북 분단 상황에서는 이해받는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이 핵실험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조짐에 이르렀고 세계가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는데도 국민이 느끼는 '위기지수'가 평상시와 다름없다면 이는 그대로 지나쳐서는 안된다는 지적들이 여야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안보불감증'에 대한 걱정은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터져나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은 북한 핵개발과 도발을 정치적 시각으로 보고 늘 정치적으로 해결되리라고 생각해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고 있다"면서 이같은 '편견'을 안보불감증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구 의원은 안보와 정치를 분리해서 보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면서 "안보 위기상황이 왔을 때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고 안보적 시각에서 펼치는 정책을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외교통일통상위 소속인 같은 당 진 영 의원도 "북한이 핵실험을 2-3번 더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특별한 수단이 잘 안보여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나름의 선택을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정부가 별다른 대책없이 그냥 흘러가는 대로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은 "과거 정권에서 햇볕정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신적 무장해제가 됐기 때문"으로 진단하면서 "정부가 꾸준히 군사적 위협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지난 5월31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지금은 엄청난 위기이며 이런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게 더 위기"라고 우려하면서 정부가 국민과 함께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안보의식 강화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통해 남북 위기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남북 위기상황과 안보불감증 현상에 대해 우려가 나왔다.

국방위 소속인 서종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50년간 휴전상태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하면서 국민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무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국민이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고, 정부가 적절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재고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외교통일통상위 소속 신낙균 의원은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는 우리에게 굉장히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심각한 국면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불감증이라기보단 국민이 국가의 준비태세를 신뢰해서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장하나 기자 nojae@yna.co.kr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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