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대.제어시설 현대화..준비기간 단축 노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건설한 새 장거리 미사일기지로 옮긴 정황이 포착돼 정보당국이 그 의도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동창리 기지는 2000년 초반부터 건설되기 시작해 당초 올해 5~6월께 완공될 것으로 추정돼 왔다는 점에서 기지가 완공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보당국은 이 기지가 서해상에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인공위성 발사장일 가능성에 무게를 둬 왔지만 이 기지에서 ICBM을 발사하려는 정황이 포착되자 의도 분석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BM, 왜 동창리로 갔나 = 정보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발사 장소로 동창리 기지를 선택한 것은 이 기지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보다 현대화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재 발사장에 세워진 10층 높이의 발사대와 로켓 제어.조종시설 등이 자동.현대화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실험 리스크를 줄이고 점화되는 로켓의 비행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발사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로켓의 비행거리는 추진연료와 추진체 분리기술, 로켓 성능 등에 좌우되지만 그 나머지는 발사대의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 연료주입 시설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자동화돼 있어 발사기간을 단축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은 거의 모든 시설이 수동식이어서 미사일을 발사대에 장착하고 발사할 때까지 2~3주가 소요됐다.

2006년 7월 실패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은 무수단리 발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지 17일 만에, 지난 4월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발사대에 로켓을 장착한 지 12일 만에 각각 발사됐다.

동창리의 발사대가 현대화되고 제어.조종시설, 연료주입 시설 등이 자동화됐다면 대포동 2호나 장거리 로켓보다 발사과정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요격에 대응해 발사장소를 옮긴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가 그간 서방 첩보기관에 발가벗겨져 있기 때문에 요격 위험성을 줄이려면 아직 모든 시설이 노출되지 않는 동창리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보당국의 한 전문가는 "동창리에서 ICBM을 쏜다면 북한 내륙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 쪽으로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미국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남쪽 상공으로 비행각도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 인접한 서한만 해상의 한 구역을 이달 말까지, 이 해상의 두 구역을 다음달 말까지 각각 선박 항해금지구역으로 선포한 것으로 밝혀져 미사일 발사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창리기지는 어떤 곳 =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건설해온 새 장거리미사일 발사기지다.

정보당국은 8년 전부터 건설돼온 이 미사일 기지가 올해 5~6월께 완공될 것으로 예측해 왔다.

이 기지에는 탄도미사일이나 로켓을 지지할 수 있는 10층 높이의 타워가 세워져 있으며 인공위성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로켓 엔진 시험시설을 갖춰 작년 5~6월에는 장거리 미사일용으로 추정되는 로켓의 엔진 성능실험을 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작년 11월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의 답변에서 "대포동 기지보다 좀 더 규모가 큰 미사일이나 위성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기지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규모 미사일 발사 기지를 건설함으로써 미국에 대해 미사일 무력시위 뿐 아니라 핵무기 운반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핵시설단지인 영변에서 이 기지까지 거리가 70여km에 불과하기 때문에 핵탄두를 운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