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연설, 盧전대통령 유족 위로로 시작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제16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로 시작했다.

지난 29일 엄수된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 직접 참석, 헌화와 묵념으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 데 이어 다시 한번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 것.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먼저 "지난주 우리는 너무나 뜻밖의 슬픈 일을 당했다"면서 "경복궁 앞뜰 영결식장에서 고인의 영정과 슬픔에 젖은 유족들을 마주하면서 제 마음도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 할아버지를 잃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을 기리며 함께 애도해 주시고 국민장을 잘 치르도록 협조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 모두 슬픔을 딛고 떠나간 분의 뜻을 잘 받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이 영결식 직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이 대통령의 사과와 법무장관 파면 등을 요구하는 등 `공세 모드'를 취하고 있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사회통합과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단합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 핵실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초강경 무력시위를 강도높게 비난하며 의연하고 당당한 대응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북한의 2차 핵실험은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세계 모두에 큰 실망과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면서 "전세계가 경제위기 극복에 여념이 없고 더욱이 우리가 상중에 있음에도 늘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고 미사일을 연달아 쏘아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흔들리지 않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볼 수 없다"면서 "우리는 평화를 간절히 바라지만 위협에는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 일본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도 강력한 대북 비판메시지를 내놓고 유엔 안보리가 제재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북한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는 것은 북한을 포위해 체제를 위협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지적한 뒤 "핵무기를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진정한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핵무기로 우리와 세계의 안정,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야말로 북한 체제를 가장 위협하는 일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도 아직 늦지 않았다"면서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한민족의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대화와 협력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것"이라며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소개하며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우리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밝은 미래를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한 주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