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우 경남경찰청창은 27일 아침 봉하마을 빈소를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할 당시 경호관이 주변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청장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6시14분 부엉이바위에서 동행하던 이병춘 경호과장에게 "정토원장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고 이에 이 과장이 "모셔올까요"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그냥 확인만 해봐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신속하게 뛰어갔다가 3분 만에 돌아왔으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경호관을 따돌리고 투신한 것으로 추정했다.

노 전 대통령을 찾기 위해 마애불 등산로 · 부엉이바위 등산로 등을 확인하던 이 과장은 6시35분께 부엉이바위 아래에 떨어진 노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 부엉이바위 아래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시간은 6시47분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투신 이후 응급상태에서 30분 이상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이 과장은 당초 오전 6시20분쯤 부엉이바위에 도착해 20분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있다가 6시40분쯤 등산객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주의를 돌린 사이 노 전 대통령이 투신했다고 진술했다. 이 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 주변을 떠난 것에 대한 책임 추궁이 두려워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은 다만 '담배가 있느냐''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등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 전에 말했다고 한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봉하마을=신경원 기자 shk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