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이 26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강회장은 이날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위현석)로부터 뇌종양을 이유로 청구한 보석을 허가받았다.

오후 4시20분 대전교도소에서 나온 강 회장은 오후 8시40분께 봉하마을에 부인과 함께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강 회장은 명계남 노사모 전 대표의 안내를 받아 승용차에서 내려 곧장 분향소로 향해 헌화하고 술잔을 올리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분향소에서는 문재인·이병완 전 비서실장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정호·조기숙 전 수석,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이호철 전 민정비서관 등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강 회장을 맞았다.

강 회장은 분향 도중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으며, 상주를 대신한 노 전 대통령 측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다 안 최고위원과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한참을 껴안고 울기도 했다.

이어 한명숙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안내로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간 강 회장은 빈소 앞까지 나온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딸 정연씨와 함께 빈소로 들어가 조문을 마쳤다.

빈소를 나온 강 회장은 “면목없습니다.사랑하는 우리 대통령님이 돌아가셨다.화요일에 내가 나오는 것을 그렇게 기다렸다는데….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기에 이럴 수가 있느냐”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일국의 대통령까지 지내신 분을 이렇게 치사한 방법으로 괴롭히느냐. 절대 그러지 않았다.비리가 없다.영예롭게 사신 분이다”라며 말을 맺었다.

빈소에서 나온 강 회장은 200여m가량 떨어진 사저로 가 권양숙 여사를 위로했다.

강 회장은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회삿돈 305억 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9일 구속됐다가 뇌종양을 이유로 지난 1일 보석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병원 진단 결과를 토대로 이날 보석을 허가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광재 민주당 의원등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이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구속집행정지를 허가했다.

세명 모두 석방 기간은 27일 낮 12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이며 석방 중 자택과 노 전 대통령의 장지를 벗어나서는 안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