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말 실수로 구설수에 올랐던 이효선 경기도 광명시장이 지난 24일 일부 시민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치울 것을 지시하다 시민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6일 광명시민단체협의회와 광명시 등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인 오리문화제와 평생학습축제 장소인 광명실내체육관을 둘러보다가 축제 장소 한 편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발견했다.

이 시장은 "주최 측의 허락도 받지않고 함부로 분향소를 설치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며 "(노 전 대통령의)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당시 한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이 시장이 시민에 대한 예의나 격식도 차리지 않고 화를 내며 반말로 분향소 철거를 지시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왜 반말을 하냐"고 따져 묻자 이 시장은 "시민들도 나에게 반말을 하는데 시장이라고 반말을 하면 안 되냐"고 맞섰다.

분향소를 설치한 이승봉(52) 광명시민단체협의회 위원장은 "분향소 설치 허락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사기꾼'이라고 하는 등 막말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도 "정치를 떠나서 사람이 죽었는데, 시장이 직접 나서서 애도를 방해하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25일 구성된 국민장 광명장례위원회가 시 차원의 공식분향소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도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광명장례위 인사들은 이날 오후 시장실에서 이 시장과 만나 철산역 앞에 설치된 임시분향소가 도로변이라 추모하기에는 부적절하다며 시 차원에서 다른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분향소 설치를) 개인적으로 반대하고, 오전에 국장들과 회의에서도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오지 않은데다 시민회관 로비나 전시실은 이미 대관일정이 잡혀 있어 장소도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 중에 자살한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알게 된 많은 시민들이 비난의 글을 올리기 위해 광명시청 홈페이지로 몰려가는 바람에 현재 홈페이지는 다운된 상태다.

이 시장의 부적절한 언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7월 취임 후 "전라도 X들은 이래서 욕먹어"라며 호남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한나라당을 자진 탈당했다.

재미교포들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워싱턴에 가보니 검둥이들이 우글우글하던데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는 이른바 흑인 비하 발언을 하고, 여성 통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정이 화목해야 밖에서도 일이 잘된다. 활발한 성생활을 위하여"라며 성희롱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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