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주요지휘관회의 개최..대비책 논의

북한이 서해에서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포착돼 군당국이 북한의 군사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6일 "북한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평안남도 증산군 인근 서해상에 선박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다"면서 "오늘과 내일 중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를 준비 중인 미사일은 실크웜(83~95km)을 최대 사거리 160여km로 개량한 KN-O1 지대함 미사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미사일은 길이 5.8m, 직경 76cm, 무게 2.3t에 이른다.

북한은 전날 오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단행한 후 낮 12시8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오후 5시3분께 강원도 원산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각각 발사했다.

군당국은 핵실험에 연이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무력시위 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중국 출장 중인 이상희 국방장관을 대신해 김태영 합참의장 주재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해 한반도 안보상황을 평가하고 군사대비계획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군단장급 이상 지휘관과 국방부 주요 간부, 직할기관장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김태영 의장은 "북한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런 행동은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으로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최근 당면한 안보상황에 대해 냉철한 평가와 함께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면서 "지휘관들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앞서 1군단장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남북관리구역에서 적의 도발이 우려되고 있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작전과 휴식을 조화해 깨어있는 작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해군 2함대의 고한석 부사령관(대령)은 "현재 중국어선은 연평도에 113척, 대청도에 174척이 불법조업 중"이라며 "중국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남북 경비정 간 충돌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군작전사령부의 정재부 부사령관(준장)은 "우리 군이 북한 상공에 설정해 놓은 특별감시구역 남쪽으로 비행하는 북한 공군 전투기가 예년보다 2~3배가 증가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 공군 전투기 출격 횟수도 예년보다 4배가 늘었다"고 보고했다.

현재 군은 대북 감시.조기경보체제 확립을 위해 U-2 고공전략정찰기와 첩보위성 등 연합감시자산을 집중적으로 운용해 북한군 도발징후를 정밀 추적하고 상황근무 태세 유지와 지휘관 정위치 대기태세 유지 등을 통해 서북해역을 비롯한 접적지역의 도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