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새로운 안보상의 큰 도전과제로 부상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핵실험 뉴스를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면서 지난 대선과정에서 당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안보상의 위기사태 발발로 심야에 백악관 전화벨이 울릴때 누가 잘 대처할 것인지를 암시하는 선거광고 및 작년 10월 조 바이든 부통령후보 지명자의 `미국의 적국들이 오바마 취임후 6개월내에 그를 시험하려 들 것'이라는 예상을 연상시키는 안보상의 도전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북한은 이미 경제제재를 받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로 운영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추가로 어떤 제재방안이 있는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으로 재직했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이클 그린 연구원은 "북핵문제는 오바마 행정부 내내 커다란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은 현재 100만 군대와 6-10개의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핵분열물질은 물론 생화학 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로, 북한이 불안정해지거나 붕괴될 경우 이는 파트 타임 형식으로 관리될 수 없는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함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은 특히 똑같이 반미노선을 추구하면서 핵 개발 야심을 갖고 있는 이란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지 5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부시 전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정했던 두 국가는 현재 전임 부시 행정부에 비해 무력 보다는 외교를 강조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NSC에 근무했던 피터 피버 듀크대학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까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안보상의 최우선 관심사로 간주해 왔는데 북한과 이란이 자기들 문제도 최고의제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김정일은 수개월간 병석에 있으면서 권력세습을 추진중이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6월 대선에서 온건파의 도전을 받고 있어 현 시점이 국내적으로는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고, 국외적으로는 서방과의 협상력을 증대시키는 최적의 시기일 수도 있다.

그린 연구원은 "북한과 이란은 매우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들이 상호 조율을 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현재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5일 실시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지만 북한이 핵 연료사이클에 정통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은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동시에 김정일이 늙어감에 따라 강경파들이 득세를 하고 있고, 이들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처럼 위장할 필요성도 더이상 느끼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고 영국 리드 대학의 한국 전문가인 아이단 포스터 카터는 지적했다.

여기에 북한은 지난 2006년 핵실험 이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경제제재를 받고 있어 오바마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마땅한 제재방안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북제재 방안은 북한에 대해 연료, 식량, 생필품 등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을 설득시켜 이를 중단시키는 것이지만 중국은 북한 정권 붕괴시 많은 난민들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우려해 대북 추가제재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베이징 인민대학 미국학연구소의 시인홍 소장은 이제 세계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오바마 정부에게 "동등한 카운터 파트로 대해줄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미북간 대화가 진행된다면 새로운 토대위에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