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무성에 "'친박 그만하세요' 말한적 없어"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무산된 이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친 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간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반대로 카드가 무산된 직후 외유를 떠났던 김 의원이 지난 24일 밤 귀국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형성됐던 '이상기류'가 풀어질지 여부에 정가의 시선이 쏠려 있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친박계 의원들은 두 사람 사이의 신뢰에는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을 겨냥해 "친박을 하다 피해봤다고 하면 이제 친박을 그만하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는 26일자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두 사람의) 사이가 나쁘지 않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원내대표 경선으로 인해 두 사람간 '거리'가 벌어졌다는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상황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24일 박 전 대표와 일부 친박계 의원이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귀경하는 길에 저녁식사를 함께했는데 이 자리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뒷이야기들과 함께 여러가지 조언들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조만간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이 한번 만나지 않겠느냐"면서 "직접 만나 서로 한번 대화를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김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제안을 수용하고, 박 전 대표가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약간의 '의사소통 부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이 문제에 관해 계속 침묵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원내대표 카드가 무산됐을 때만해도 주변에서는 "김 의원이 깊은 상처를 받았을 것", "당분간 박 전 대표와의 사이가 소원해질지도 모른다"는 말들이 나왔다.

김 의원도 지난 20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박 전 대표와의 전화통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통화한 일이 없다", "먼저 전화를 걸 생각도 현재로선 없다"고 말해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에는 반대하면서도 같은 친박 성향인 최경환 의원의 정책위의장 출마는 사실상 묵인해 김 의원이 `상처'를 입었다는 말도 들렸다.

그러나 한 친박계 의원은 26일 "쌍방이 섭섭한 마음이 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국회가 열리면 자주 만날 것 아니냐"는 말로 두 사람간 관계를 낙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안용수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