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국민들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단거리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들 악재는 그동안 단련된 강한 투자심리를 흔들어 놓지는 못했다.

오히려 코스피지수는 북한발 악재에도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로 1400선을 지켜냄에 따라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금융시장 영향은 미미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도 25일 주식시장은 차분한 흐름을 보이며 장을 출발했다.
소폭 약세를 보이며 장을 출발한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에 반등에 성공, 1414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도 글로벌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지난 22일보다 4.4원이 내린 1243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후 북한의 2차 핵실험 소식 전까지 안정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각종 금융지표와 시장 동향,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정부 국제금융국에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환율과 외환, 외국인 투자자 동향 등을 24시간 점검하면서 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금융시장 한때 '패닉'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1315선까지 순식간에 100p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앞다퉈 주식 매도 주문을 내놓았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반전한뒤 1269.4원까지 치솟으며 127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던 주식시장은 이날 오후 정부의 '비상금융합동대책반 회의'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안정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시 보합권 수준으로 올라서며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다시 1370선대로 하락하는 등 또 한차례 출렁거림이 연출됐다.

하지만 아직 미사일 발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엇갈리는 발표가 동시에 나왔고, 금융당국의 금융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가 공식적으로 발표된데다,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겠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은 다시 보합권을 회복하며 14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22일보다 2.85p 하락한 1400.90으로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도 전거래일보다 12.01p 폭락한 542.08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096억원의 주식을 순매수, 악재 버팀목 역할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지난 22일보다 1.6원이 오른 1249원으로 마감됐다.

◆강한 투자심리가 악재 이겨내
전직 대통령의 서거 소식과 북한의 핵실험 및 단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 등 투자심리가 위축될만한 요인이 총동원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은 강한 투자심리로 극복했다.

특히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개인 투자자들은 북한의 핵 실험 소식 및 단거리 미사일 소식으로 주식시장이 출렁거릴 때마다 강한 매수세로 대응하더니 이날 240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의 낙폭을 줄이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이 핵실험은 일시적 이벤트 성격이 강한데다 한반도 지정학적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이 낮아 외국인 투자자의 동요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오히려 지수 변동성 확대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스탠더드 앤 푸어스와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핵실험 리스크가 이미 한국의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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