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25일 새벽 봉하 마을회관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노 전 대통령 유해의 염은 이날 새벽 1시29분께 시작됐고,권 여사는 염이 끝날 때쯤인 새벽 2시에 마을회관을 찾았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권 여사가 공식적으로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노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여사는 사저에서 마을회관까지 승용차로 이동한 뒤 휠체어를 타고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섰다. 검은색 상의에 회색바지 차림이었으며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얼굴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입관식을 지켜본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권 여사는 너무 아프시고,잘 서있지도 못했다"며 "입관이 끝나고도 신발을 못 신으실 정도로 몸이 안 좋아 휠체어에 앉아서 신발을 신으셔야 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권 여사가 입관식 내내 독백처럼 "다 놓으시고 편안하게 잘 가시라"고 혼잣말을 했다고 전했다. 직접 노 전 대통령 유해를 염한 대한불교 조계종 통도사 주지인 정우 스님도 "권 여사가 염이 끝난 남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정우 스님은 또 "건호 정연 등 두 자제분도 깊은 슬픔 속에서 초연하려 애쓰는 듯 했다"고 입관식 분위기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베옷 수의를 입은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은 잠든 듯 매우 편안해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권 여사와 노 전 대통령 가족 · 친지들은 새벽 2시30분께 입관식을 마친 뒤 상복으로 갈아입고 첫 제사를 올렸다.

입관식과 첫 제사를 마치고 새벽 3시15분께 마을회관을 나선 권 여사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휠체어를 타고 승용차로 이동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권 여사는 손수건으로 연방 눈물을 훔쳤고,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힘내세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자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

입관식에는 권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등 가족과 친지들이 참석했다. 또 박봉흠 전 정책실장,변양균 전 정책실장,박남춘 전 인사수석,이호철 전 민정수석,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윤태영 전 대변인,민주당 서갑원 의원,안희정 최고위원,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함께했다.

봉하마을=하인식/신경원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