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 "정보분석중"

군은 북한이 25일 오전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군사적 대응 조치 등 관련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54분 함북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핵실험을 감행했고 직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핵실험으로 감지된 인공지진의 규모는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 당시의 리히터 규모 3.6보다 강한 4.5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와 합참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사실이 포착된 직후인 오전 10시30분에 김상기 국방정책실장 주관의 위기관리반과 장광일 작전본부장 주관의 긴급조치조를 각각 소집하는 등 관련 정보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동시에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하는 등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등의 접적지역에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핵실험 정보 포착 사실을 참모로부터 보고받은 뒤 현 위기상황을 평가하는 한편 대응전략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김태영 합참의장도 각 본부장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방향을 논의중이다.

군 관계자는 "위기관리반 등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방향을 설정할 것이며, 필요시 장관 주관의 위기관리위원회가 소집될 것"이라며 "한.미 정보당국간에도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이를 위해 대북 정찰 및 감시장비를 증강하고 운용시간을 늘리는 등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운용, 적의 도발징후를 정밀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또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과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을 현상태인 3단계와 4단계를 각각 유지한 가운데 이를 격상할지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피해 방지를 위해 방사능 낙진 위험지역을 분석하고 국가 방사능 감시소와 정보를 공유, 실시간 경보전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감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애초 26일부터 3일간 예정된 중국 방문 일정을 축소해 26일 당일 중국을 방문, 한.중 국방장관회담을 가진뒤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또 오는 29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아시아 안보대화 역시 일정을 당겨 1박만 하고 귀국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다자회담 등 외교일정을 취소하기 어려워 최단기간에 참석하고 돌아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