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마지막 길을 동행했던 경호관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눈앞이 캄캄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경호관 이모 씨(45)는 25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이 씨는 "오전 5시 45분 (대통령께서) 인터폰으로 (저를) 찾았고 곧바로 사저 대문 앞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산행을 시작했다"며 "봉화산 정상을 향하던 중 갑자기 방향을 틀어 부엉이바위 쪽으로 가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 도착해 앉기도 서기도 하는 등 휴식을 취했다"면서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말할 당시 분명히 남자 등산객 한 명이 바위 부근을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전대통령이 담배를 찾을 때 담배가 있었다면 마음을 좀 가라앉혀 생각을 달리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질문에 "담배가 없었다. 안타깝지만 피우지 못하셨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씨는 "여러가지 판단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상태가 위독해 응급처치가 필요했다"며 "보도 하나하나가 비수가 될 수 있다. 오래 통화하기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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