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봉하마을 분향소를 직접 방문해 조문하는 쪽으로 큰 가닥을 잡은 가운데 노 전 대통령측에서는 대통령 조문이 걱정된다는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한 만큼 이 대통령의 `봉하행(行)'은 현 정부가 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대통령 방문시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청와대는 23일 봉하마을로 이 대통령 조화를 보냈으나 일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를 훼손했고, 청와대가 24일 다시 조화를 보냈으나 노 전 대통령측은 일단 보관만 해둔 채 설치 시점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청와대로부터 이 대통령이 조문오겠다는 연락을 못 받았고, 공식적으로 연락이 오면 내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하지만 염려가 되고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문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 조문은 대단히 고마운 일이고, 큰 불상사없이 순조롭게 잘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시민이 정치인 조문을 막는 것을 여러모로 설득하고 자제하는 요청을 하지만 통제가 잘되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한 전직장관은 "이 대통령이 화해의 제스처를 감안해 더욱 방문하려는 것 같다"며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생전에 그렇게 어렵게 하고 지금 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김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